(기자수첩)조양호 회장, 대항항공에서 물러났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강금운 | 입력 : 2019/03/28 [19:22]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물러났다.
그러나 조 회장의 주식 지분을 보면 대한항공 경영권은 여전히 조 회장 일가에 품안에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모기업 한진칼을 포함해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33.3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에 조 회장이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석 대표이사를 통해 그룹 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는 별 제약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갑질행위'로 경영권에 최고의 위협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은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 데 이어 재판과 검찰 추가 수사 등을 앞두고 있다.
조 회장은 270억 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가 하면 조세포탈 혐의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앞서 검찰은 지난 해 10월 조 회장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특히 조 회장은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을 사들이면서 중간에 업체를 끼워 넣어 중개수수료를 챙기고, 자녀인 조현아·원태·현민씨가 보유하던 주식을 계열사에 비싸게 팔아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는다.
이처럼 조 회장 일가는 '갑질행위' 뿐만 아니라 각종 범죄행위 등을 저지른 '종합선물세트'와 버금가는 범죄가족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의 경영권 사수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들이 시간이 지난 후 어느 순간 소리 없이 경영권에 다시 복귀한다며, 그 동안 경제자유주의에 공을 들여온 정부의 노력은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국민들의 실망감일 것이다.
돈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허탈감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으며, 아무리 큰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돈이면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는 그릇된 시각을 보여줄 수 있어 걱정이 앞선다.
이번 기회를 통해 조 회장 일가를 완전하게 경영에서 물러나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금 조 회장 일가의 문제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두 번 다시 조 회장 일가와 같은 범죄행위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법이 없다. 또한 법이 살아있다는 진리를 가르쳐 줘야 한다./강금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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