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5·3민주항쟁', 안기부 지휘·조정 사실 공문서 통해 최초로 드러나

김낙현 | 기사입력 2019/05/05 [09:01]

'인천5·3민주항쟁', 안기부 지휘·조정 사실 공문서 통해 최초로 드러나

김낙현 | 입력 : 2019/05/05 [09:01]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지선)가 국가기록원으로부터 받은 '인천5.3시위사건'(정식명칭 '인천5·3민주항쟁') 기록물을 분석한 결과, 당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가 ‘인천5·3민주항쟁’을 직접 지휘·조정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1986년 5월 3일 인천의 주안역 앞 시민회관 사거리에서 시민단체, 대학생, 노동자 등 시민 수천여명이 모여 직선제 개헌, 독재정권 타도 등 민주화 요구를 분출시키자, 안기부 등 공안당국은 이 시위 직전부터 기획한 민주화운동에 대한 강경 대응방침을 전면적으로 실행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5일 민주화운동기념사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안기부는 △사건 명칭 작명 △대공방침 지시 △구속 대상 선정 △훈방자 결정 등 모든 것을 ‘조정’이라는 명목으로 지휘했다. 즉,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할 수사기관(안기부)이 도리어 검찰을 지휘한 것이다.

 

안기부는 이 시위를 ‘5.3 인천소요사태’라고 명명하고 주요 참가자들을 발본색원한다는 방침을 검찰과 경찰에 내려보냈다. 1986년 5월 7일 당시 국가안전기획부 인천분실장이 경기도경찰국장, 인천지검장에 보낸 전언통신문 ‘5.3 인천소요사태 수사 조정(수사 24130-6969)’에 따르면 ‘인천5·3민주항쟁’을 ‘인천소요사태’라고 규정하고, 소요의 배후 지령자와 불순단체 간부 및 연계조직을 발본색원 의법처리 차원에서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안기부가 구속 수사 대상자까지 직접 선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안기부는 훈방조치까지 모든 것을 세세하게 지휘 조정해 사실상 검찰 위의 상급기관으로 작동된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당시 경기도경찰국에서 생산된 각종 보고서에는 공안당국의 인권 침해적인 수사행태를 생생하게 드러내는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다. 한편 문귀동 경장은 ‘인천5·3민주항쟁’한 달 뒤인 1986년 6월 부천서에서 성고문 범죄를 일으킨 가해자이다.

 

아울러 이번 기록물에서 당시 공안당국의 민주화운동 대응방침을 확인할 수 있는 데, 학생운동을 간첩검거 수준으로 모든 범죄에 최우선으로 해 수사하라는 지시를 하고 포상과 문책 등 상벌까지 제시했다.

 

이번 기록물을 분석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지선 이사장은 “전두환 정권은 1986년 5월 ‘인천5·3민주항쟁’을 정국 운영의 반성 점으로 삼기보다는, 위기에 처한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 민주화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안기부(현 국정원)는 ‘국가 대공 기능 강화 방안’을 마련했고, 이 방안을 토대로 대공조직이 급격히 확대, 점점 커지는 민주화 요구를 진압해 나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86년 6월 부천서 성고문 사건과 87년 1월 남영동 대공분실 고문치사 사건 등이 일어났다”고 진단했다.

 

지선 이사장은 “공안당국의 불법적인 수사행태에 대하여 시효가 지났다 하더라도 인권침해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고, 안기부의 수사 조정권 등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법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며 “고문 피해자 등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5·3민주항쟁은 1986년 5월 3일 인천 주안역 인근 인천시민회관 앞 광장(현 시민공원역 일대)에서 당시 야당인 신한민주당의 개헌추진위원회 인천시지부 결성대회를 이용해 수도권 지역 민주화운동 단체 등 수만여 명이 집결, 군부독재 타도 등을 주장한 시위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1987년 6.10민주항쟁 이전 최대 규모의 민주화운동으로 올해 33주년을 맞았다./김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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