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광명도시공사, 언론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배종석 | 기사입력 2019/11/20 [20:34]

(칼럼)광명도시공사, 언론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배종석 | 입력 : 2019/11/20 [20:34]

며칠전 광명도시공사로부터 '임직원 일동'이라는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그런데 참으로 황당한 내용이 들어가 있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내용은 이랬다. 광명도시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광명동굴 주변 도시개발사업' 보도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입장문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이들은 "그동안 공사는 광명동굴이 광명시 미래의 신성장동력, 수도권 최대 테마파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을 진행 중인 '광명동굴 주변 도시개발사업'의 향배에 따라 광명동굴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여겨서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 공모사업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덧붙였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공사는 "최근 일부 언론의 허위 보도와 이를 인용한 발언들이 광명시 지역사회에 마치 사실인 양 널리 회자되면서 광명도시공사와 소속 임직원 전체를 모욕하고, 폄훼하고, 심대하게 명예를 훼손하기에 이르렀다"며 "공사는 사실상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엄정하게 대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9월 3일부터 10월 23일까지 광명일보가 ‘광명동굴 주변 도시개발 관련’으로 보도한 총 4건의 기사는 대부분 허위사실에 해당하기에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며 "공사는 지난 15일 내용증명 절차를 밟아 우리 공사에서 작성한 '반론보도문'을 광명일보에 송부했다. 주요 내용은 광명일보 보도 내용 중에서 허위 보도로 여겨지는 총 19건에 대한 해명자료를 제시할 것과 명백한 오보로 판명이 난 사안에 대해서 공개사과문을 게재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광명일보가 보도한 내용에 대해 응답하지 않거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대표기자를 언론중재위원회 제소해 정정보도문과 손해배상을 받아내는 절차에 착수할 것이다. 그 이후에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민·형사상의 법적 책임도 밟을 계획이라는 내용이었다.

 

더욱이 이들의 내용 가운데, '반론보도문'에서 적시한 도시공사 관련 광명일보 기사 보도 내용이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바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공사는 도시공사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광명일보 기사 내용을 인용하거나, 재인용해 보도하는 언론사와 기자, 기록으로 남겨질 발언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엄중하게 법적 대응을 할 것임을 밝힌다는 주장이었다.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다. 본인들 스스로 기사내용에 문제가 있으면 대응하면 될 것을 굳이 대량으로 기자들에게 발송한 이유가 궁금하다. 특히 광명일보의 보도에 대해 공사 차원에서 대응하면 될 것을 '광명도시공사 임직원 일동'이라는 명분으로 보낸 이유가 더욱 의심스럽다.

 

특히 마지막 부분이 분노를 참을 수 없다. "광명일보의 기사내용을 재인용해 보도하는 언론사와 기자, 기록으로 남겨질 발언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내용이다. 이것은 언론뿐만 아니라 이를 지적하는 광명시의원들에게도 협박하는 발언 아닌가. 공사문제에 대해 시의원들도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리고 광명시의회는 현재 행정사무감사가 진행중이다. 언제부터 광명도시공사 이처럼 '공룡의 집단'이 됐다는 말인가.

 

광명도시공사는 출범때부터 말이 많았다. 하지만 자신들의 일들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이를 보도하는 언론을 상대로 협박성 이메일을 보내는 행위는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다. 쉽게 말하면, 뒤에서 누군가 지시해 했다는 말이 아닌가. 얼마전에도 공사 대표가 병원에 입원해 퇴원한 날 공사 직원들이 꽃배달과 손편지 문제로 논란이 됐다. 광명도시공사도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아 운영되는 지방공기업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이런 행위를 한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배종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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