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수원 사회적기업가 문상철 희망둥지협동조합 대표

배종석 | 기사입력 2022/08/30 [11:25]

(커피 한 잔)수원 사회적기업가 문상철 희망둥지협동조합 대표

배종석 | 입력 : 2022/08/30 [11:25]

"경제적으로도 성공한 사회적기업의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문상철 희망둥지협동조합 대표(40)는 비영리공동체에서 시작해 5년 만에 30명의 직원을 둔 사회적기업을 꾸려가고 있는 소셜벤처 사업가다. 지역을 기반으로 주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서는 대표적인 청년사업가이자 사회적기업가이다.

 

수원시에서 시작해 전국적으로 집수리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며 청년 창업가와 소셜벤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지역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부터 수원시청년정책위원회, 사회적기업 등 수원시정과 맞물려 성장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 대표의 소셜벤처 성공 스토리는 사소하지만 따뜻한 지역 내 나눔에서 출발한다. 직장 생활을 하던 중 미국으로 1년간 단기연수를 떠나려 했지만 예기치 못한 비자 문제로 유학이 불발되면서 그는 고향인 수원에 다시 자리를 잡았다. 사업을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구상과 시도 끝에 장안구 율천동에 한 카페를 열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문 대표는 "어느 추운 겨울 아침, 인근 초등학교 앞에서 봉사를 하던 학부모들이 눈에 들어왔다. 문득 따뜻한 커피를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스무잔 정도를 전달했는데 고맙다는 인사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이후 "몇 번 더 커피를 드렸는데, 동네에 봉사하는 청년이 있다고 금세 소문이 퍼졌다. 그러다 율천동 주민센터에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활동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아 동 단위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기 드물게 젊은 30대 청년이 주민 봉사 단체에 유입되자 다른 단체들에서도 도와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마을만들기, 주민자치위원회, 주민참여 프로그램 강사 등 다양한 단체에서 참여를 요청했고, 활동 범위가 확장됐다.

 

그는 “대가 없이 봉사하는 주민들이 ‘신세계’ 같았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내가 가진 능력과 재능을 활용해 인정을 받을 수 있어 재미를 느꼈다”며 “나는 ‘밤밭마을 문반장’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특히 그는 “행정과 함께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주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와 행정 시스템과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 때의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고 덧붙였다.

 

주민자치의 기초인 동 단위에서 경험한 주민 활동은 소셜벤처 창업에도 도움이 됐다. 2018년 1월 마을에서 마음이 맞는 청년들이 비영리공동체를 조직한 것이 현재 희망둥지협동조합의 시초가 됐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카페에서 지역작가 전시회 등을 개최하며 함께 지역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5명의 청년이 각 10만 원씩 총 50만 원의 자본금으로 법인을 만들었다”며 “직장생활 중 기획 파트를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제안서를 만들었고, 마을 기록화사업으로 첫 일거리를 따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초기 비영리사업은 힘에 부쳤다. 즐기면서 하던 봉사를 사업화하며 일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녹록치 않았고, 함께 뜻을 모았던 동료들이 떠나기도 했다. 소셜벤처 사업을 접으려던 그에게 힘이 된 것은 역시 ‘사람’이었다. 문 대표는 “동네에서 같이 활동하며 알고 지내던 어른들이 해주시는 따뜻한 한 마디, 함께 협업하던 기관에서 다독여 준 한 마디, 어떻게든 방법을 찾기 위해 같이 고민해 준 공무원의 한 마디 덕분에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문 대표가 본격적으로 소셜벤처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2017~2018년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던 도시재생사업에 기초를 둔 집수리사업이었다. 당시 국정운영자문위원회 주관으로 실시된 지역특강에 참여한 그는 노후 도심을 재생하는 사업에 청년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주요 내용에 착안해 이를 사업화했다. 2019년 행궁동과 영화동에서 소규모 주민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텄다.

 

시작부터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했다. 집수리 교육을 진행하고자 강사를 섭외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강사로 나서는 현장 기술자를 찾기는 힘들었다. 난관을 극복한 것은 “절실함”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문 대표는 “현장 경험과 이론 설명을 할 수 있는 강사를 찾는 것이 매우 힘들었는데,

 

봉사단체에 소속된 30년 경력의 목수 찾아 새벽 6시에 연락하고 찾아간 끝에 강사로 모실 수 있었다”며 “문제가 생기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절실한 노력을 기울인 것이 사업을 확대할 수 있던 원동력”이라고 꼽았다.

 

희망둥지협동조합은 이후 전국적으로 활로가 열렸다. 공공분야 수요가 많은 ‘집수리 교육’이라는 특화된 사업 영역을 개척함으로써 전국 각지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다. 문 대표는 “2020년 원주시를 시작으로 3년간 40개 지역에서 총 400여회가 넘는 집수리 교육을 진행했다”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강원도와 부산까지 전국 곳곳에 희망둥지협동조합의 손길이 닿아 집수리 분야에서는 따라 올 기업이 없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절실함은 감염병 확산기에도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냈다. 그는 “창고로 활용하던 유휴공간에 교육용 집수리 스튜디오를 만들어 비대면 교육이 가능하도록 투자한 덕분에 코로나19 확산기에도 활발한 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집수리와 교육, 이를 기록화하는 사업까지가 도시재생사업으로 희망둥지협동조합의 한 축을 담당한다면 다른 한 축은 문화·정책기획사업이 맡는다. 시민 거버넌스를 위한 자치분권아카데미를 비롯한 각종 교육과 지역 축제를 기획하며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의 문화·정책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조력하는 사업 영역을 구축한 것이다.

 

그는 “최근에는 커뮤니티케어 등 지역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먼저 사업화하기 위한 시도도 하고 있다”며 “다양한 정책이 추진될 때,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사업화하기 위한 구상 추진해 보며 한 발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결국 5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희망둥지협동조합은 지난해 매출 14억 원을 기록하고, 올해는 그 두 배에 달하는 30억 원 가량의 매출을 기대하는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청년사업가로 시작한 문 대표는 지역 청년을 위한 활동도 아끼지 않았다. 2018년 11월부터 2년간 수원시 청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수원지역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은 어떤 것인지 50명에 달하는 위원들과 함께 고민했다. 그는 “전국 곳곳에 수원시의 청년정책을 발표하러 다녔다”며 “다른 지역에서 사례발표를 하러 가서 비교해보면 수원시의 청년정책이 우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수원시의 청년으로 수원시와 함께 성장한 만큼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지역 청년들에게 소셜벤처 경험을 나눠주기 위한 상담도 개인 시간을 쪼개서라도 해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담은 ‘청년을 위한 소셜벤처 멘토링’이라는 책을 발간해 청년들에게 의미를 찾는 일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지역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수원지역 침수 가구 집수리를 위해 자체 강사진까지 동원해 현장을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정기후원과 여성위생용품 지원, 취약계층 무상 집수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비대면 영상 스튜디오를 소상공인과 청년기업 등에 무료로 개방하기도 한다.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을 문화의 날로 정해 오후 시간에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출퇴근 유연근무제 등 기업문화를 선도하는 데 지향점을 두고 있기도 하다.

 

문 대표는 수원지역에서 소셜벤처를 꿈꾸는 청년 예비 사업가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소셜벤처에 뜻을 두고 있다면 왜 이 일을 하는지 스스로 알아내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사람에 가치를 두고 주민과의 깊은 소통으로 솔루션을 찾아내는 과정이 필수이다. 기업의 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많은 경험을 쌓길 바란다"고 응원했다./배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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