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도 암 치료를 중소병원이 주도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시흥시 시화병원은 그 도전에 정면으로 맞섰다. 인마크자산운용과 손잡고 중입자치료센터와 의료관광호텔을 구축하는 이번 사업은 병원의 철학과 미래 전략이 응축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에 최병철 이사장을 만나 암 치료에 새 지평을 열게되는 과정을 들어봤다.
▶이번 시도는 중입자치료센터 설립을 위한 첫 걸음이라는데
◇최근 시화병원은 외국계 자산운용사 인마크자산운용과 총 사업비 5,000억 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중입자연구소와 의료관광호텔을 포함한 융복합 의료관광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중입자치료센터는 시화병원이 위탁 운영하고 인마크가 인프라 투자와 시설 개발을 맡는다.
연내 지자체와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2026년 건축 설계와 인허가를 거쳐 2027년 착공,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단, 치료, 회복, 휴양이 연계된 체류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시화병원은 현재 연간 11만 명의 외국인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몽골·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와 협력해 의료관광 네트워크를 확대해왔다. 의료관광 역량을 기반으로 향후 연간 외국인 환자 1만 명 추가 유치와 1억 6,000만 달러(약 2,200억 원) 규모의 의료관광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창출된 의료관광 수익은 다시 지역 필수의료에 재투자된다. 중입자치료센터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내국인 암 환자들도 고난도 치료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중소병원이 감당하기엔 큰 규모의 사업이라는데
◇이번 사업은 중소병원이 고난도 암 치료에 나서는 첫 사례다. 그만큼 상징성이 크다. 중소병원은 의원급의 1차 병원과 3차 대형병원 사이에서 지역 중증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 체계의 중심축이다. 중요한 역할에 비해 운영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시화병원은 지역을 살리고 암 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2차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아직 제도적 기반이 부족한 상황 아닌가?
◇조금씩 여건이 갖춰지고 있다. 최근 대형 가속기 구축을 위한 정책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사용료나 임대료 감면이 최대 100%까지 가능해졌다. 중입자 치료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입법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물론 고가 장비 도입과 운영은 여전히 큰 부담이다.
시화병원과 인마크는 의료 연구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고, 민간 선투자로 제도화를 이끌 계획이다. 민간이 먼저 시도해 결과를 만들어내면 정책은 반드시 뒤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 정부·지자체와도 긴밀히 협력해 과제를 풀어나갈 것이다.
▶운영 재원은 어떻게 확보할 계획인가?
◇이번 사업의 핵심은 지속가능성이다. 의료관광 수익이 다시 지역 필수의료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로 설계돼 있다. 시화병원은 이미 이 순환 모델을 실현해 왔고, 공공성과 수익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다만, 의료관광호텔 제도는 마련됐지만 실제 운영 사례가 없고, 중입자 치료 역시 건강보험 수가 체계가 없어 고비용 구조가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시화병원과 인마크는 민간 선투자를 통해 실적을 확보하고, 정부·지자체와 협력해 제도 기반을 마련해나갈 방침이다.
당초 사업지는 인천 송도였지만 인허가 협상이 지연되면서 시흥 본원 인근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시화병원은 지역 필수의료를 강화하고 의료관광을 통해 재정적 지속성을 확보하면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화병원은 시화공단 조성 이후 시흥·안산 일대 주민들에게 응급 필수의료를 제공하며, '환자의 필요를 최우선으로 하는 병원'이라는 철학을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의정 갈등에서 드러났듯 필수의료를 수행하는 것은 수익성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과 다름없을 정도로 병원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화병원이 양질의 필수의료를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의료관광을 통해 창출된 초과 수익을 필수의료 적자에 재투자해온 선순환 구조가 있었다. 이는 공공성과 수익성을 함께 지켜온 시화병원만의 성장 모델이었다.
시화병원은 고난도 진료와 공공성을 결합한 미국 메이요 클리닉을 롤모델로 삼아 지역의 첨단 암 치료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있다. 중입자 치료를 기반으로 한 의료복합단지를 만들어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할 것이다.
▶끝으로 시화병원을 이용하시는 분들께 부탁하실 말씀은?
◇시화병원이 시흥시에 뿌리는 내린지 30년이 다 돼 간다. 옛 시화공단이 들어선 이후 시화병원은 시흥시민들과 함께해 왔다. 그동안 끝없는 의료기술 개발과 서비스 개선, 그리고 환자들을 위한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경기도의 최고의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계속된 응원과 이용을 부탁드린다./배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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