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김보라 안성시장은 "댁내 두루 평안하십니까?"

배종석 | 기사입력 2025/03/06 [20:07]

(쓴소리)김보라 안성시장은 "댁내 두루 평안하십니까?"

배종석 | 입력 : 2025/03/06 [20:07]

'옛말에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라는 말이 있다. '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기 위해 허리를 숙이거나, 자두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려고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는 행동은 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는 '남들이 볼 때 채소나 열매를 도둑질하는 것으로 오해받기 쉬우니,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처음부터 삼가'라는 뜻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 마침 다른 일과 공교롭게 때가 같아 관계가 있는 것처럼 의심을 받거나 난처한 위치에 서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오비이락(烏飛梨落)'의 말과 상통한다.

 

김보라 안성시장이 지역 정치권에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3일이 지난 3월 1일 더민주당이 주도한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안성시 서운면 상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 사고가 일어났다.

 

그런데 붕괴사고를 뒤로한 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를 보도한 이후 김 시장 측근들과 시청 관계자들의 대응이다. 일단 측근들과 시청 관계자들은 김 시장이 나름대로 뒷수습을 하고 집회에 참석했다는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추가적으로 내놓은 대답이 황당하다 못해 건방지기까지 하다. 국민의힘의 의도적인 비방에 불과하다는 폄훼의 발언을 한 것이다. 김 시장이 더민주당 출신이기 때문에 당연한 비방이라는 이야기와도 귀결된다. 어떻게 이런 발언을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

 

최소한 문제를 제기하는 국민의힘의 이야기를 듣고 개선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의도적인 비판'이라는 인식에 황당할 따름이다. 안성시청 개청 이래 4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큰 사고이다. 김 시장이 밤새 사고수습에 매달리고, 사고로 큰 불편을 겪었던 청룡마을 주민들을 보살펴도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만일 국민의힘 소속 시장이라면 어떤 일이 벌여졌을까. 아마도 더민주당 입장에선 기자회견은 기본이고, '시장 물러나라'고 X거품을 물었을 것이 뻔하다. 시장의 자리는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국민의힘이 안성지역에선 야당이라고 해도 겸허하게 듣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는 것이 시장의 덕목이다.

 

또다시 분명하게 말을 하지만 "집회를 참석한 것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고 권한이다. 하지만 김보라 안성시장은 안성시의 수장이고 책임자이다.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할 사람이 없다. 비서실과 시청 관계자는 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눈 밖에 날까봐 참석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결국 시민들의 고통과 불편보다는 더민주당의 눈치를 보고 집회에 참석했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다. 이번 사고는 당을 떠나 시민들의 불편함을 보살폈어야 했다. 그런데 오히려 이를 폄훼로 받아들이는 비서실과 시청 관계자들이 있는 한 김보라 시장이 달라지거나 시민들을 위하기는 틀린 것 같다./배종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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